야설 야동

조교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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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례마을이라고 했지...


제대로 다니지도 않는 학교였지만 방학이란 의미는 언제든 자유로움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뭔 기대를 그렇게 하는지 과 교수들의 눈치도 눈치였지만 선배들의 등살도 어지간 했다.
그 기대로부터의 자유...아니 잠적함으로 내 스스로 자생시키는 자유...그 자유를 누림에 의미가 있다.
교양 시험 네과목을 시험도 치르지 않았기에 조교의 윽박으로 억지로 치른 전공이 아무리 점수가 잘나온다 해도 학고일 것이 분명했다.
학점 잘 받고 싶었던 기대는 당초 없었기에 과생활을 하는둥 마는둥...지난 일년을 나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음에 아무런 후회가 없다.

기실 그렇다.
교수들이 나에게 기대를 가지는 건 내가 우리 단과대 최우수 성적으로 입학했기 때문이었다.
꼰대들의 선입견이란 어쩔 수 없는 것임을 애초 알고 있었지만 반사회라 할 수 있는 대학에서의 차별은 고교때의 그것과 또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출석일 수 미달에도 포기하는 기색없이 학과장부터 주임교수까지 교양 비스무리한 말들로 날 타일렀고 하찮은 과 행사에도 나의 출석 여부는 꼭 물어왔다.
나를 통해 무얼 얻으려는 건지 대략 짐작은 간다 치더라도 여타 다른 학생들과의 차별이 나에게 어떤 데미지를 주는지 정도는 감안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꼰대들은 그렇다 치자.

내가 전공을 신방과로 들어온 건 영상매체의 매력에 흠벅 빠져서이지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달통해 교수가 되거나 전공서적 독해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토익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과 생활에 일찌기 흥미를 잃은 난 콘티와 캠을 끌어안고 살았다.
연고대 나와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깔보는 듯한 눈빛으로 비웃음 섞인 강의를 일관하는 교수들의 지자랑장기대회보다 공모전이 더 매혹적으로 느껴졌기에 난 한학기도 마치기 전 미친듯이 공모전에 달려들었다.
밤을 세우기 일수였고 돈없어 라면 먹기 일수였어도 그 일이 훨신 즐거운 일이었다.
다행히 결과들이 좋은 쪽으로 나오게 되었고 함께 공모전에 참가했던 동기들은 일찌감치 취업의 문을 쉽사리 두드릴 수 있는 쪽지 한장씩을 받을 수 있었다.
졸업을 눈앞에 둔 선배들 사이에선 나와 함께 공모전을 하면 입상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그로인해 온갖 역겨운 아부들을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절박해서 였겠지만...역겨운건 사실이다!

그들로부터 한껏 자유로워진다는데 방학의 의미가 있었다.



사촌형의 별장이 있는 설악 필례마을로 향하는 길이다.
졸부이신 큰아버지의 별장이지만 365일중 300여일을 그 곳에서 지내는 사춘형꺼나 다름없었다.

보름정도, 잠적의 묘미와 나도 모를 신세계의 충격을 느끼기 위해 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내 여자친구를 태우고 그곳으로 향하고 있다.


이야기를 시작한다.


* 서론이 길었던 점...죄송합니다...대부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려다 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