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야동

젊은이의 둥지

...1

정문을 지난지 한참 된거 같은데 아직도 택시의 메타기는 돈의 액수가 올라가고 있다.

"핵교 도착할라믄 아직 멀었다냐 "

아버지가 말씀하신다.

"여기가 학교예요 진작 정문통과했어요"

"오메 뭔넘의 핵교가 이렇게 크다냐  확실히 대핵교는 다르긴 다르네그려.."

택시에서 내려 조금 걸어 들어가니 넓은 운동장이 나오고 수많은 인파가 이곳저곳 서성거린다.

오늘은 입학식 날이다.

어제밤에 비가 많이 내려 걱정을 했는데 오늘은 늦겨울의 찬바람이 간혹 불어오지만 초봄의 열기에

힘을 쓰지못하고 더이상 지난겨울 용맹했던 겨울바람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며 봄바람의 성숙함이 대견이나 하듯 봄태양은 마냥 웃고만 있다.

이곳 저곳 어제내린비로 물웅덩이가 생겼고 땅은 질어 걸어다니긴 힘들지만 모두들 희망에 부푼 표정

속에 입학식 시간을 기다린다..

무사히 입학식을 마치고 아버지는 하숙집에 가보자고 하신다..

하숙집 아주머니와 인사를 하고 아들을 잘 돌봐 달라며 부탁을 하신다.

"순하게 생기긴 했는데 날렵하게 생겨서 데모 잘하게 생겼는데 그럼 안돼.. 데모해서 형사들 찾아오고

하면 하숙 할수 없응께 조심하드라고.. 글고 여긴 여자들만 받는디 특별히 학생방만 남자들을 받아주는

것이니께 잘 지내보드라고.."

금남의 집에 남자 하숙생을 들여 놓으면서 적잖이 걱정이 되시나 보다.

이곳은 하숙방이 다섯개 인데 3개는 여고생들이 쓰고 있고 하나는 여대생둘이 그리고 우리방은 남자

대학생 3명이 사용한다.

아버지를 돌려보내고 하숙집에 들어와 짐을 정리하다보니 누군가 방으로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예 반갑습니다"

"전 최경수라고 합니다"

"전 박기표 라고 해요 나이는 25살이고 군대 다녀와서 복학하는 거예요"

"아.. 그러세요  그럼 말씀 낮추세요, 형님이라 부를께요."

"그럴까  한사람더 온다고 하던데.."

"예 제 고등학교 친구 한명 더올거예요"

'그래 앞으로 잘 지내보지.."

'예 잘 부탁 드립니다"

깨끗히 도배된 방안엔 책상 3개가 나란히 배치 되어 있고 한귀통이에는 이불이 가지런히 개어져 있다.

다음날 학교에선 신입생 오리엔 테이션을 한다고 한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모두 강당에 모여 행사를 시작한다.

옆에 앉은 남학생이 말을 걸어온다.

"1학년 이세요 "

"예"

"반가워요 저도 신입생요.."

"아,,"

"우리 그냥 말놓고 친하게 지내요"

"그러지"

"난 한성철이라고 해"

"난 최경수"

"경수야 누가 가장 이쁜가 한번 봐봐라.."

"크크크..."

수학과인데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무려 두배이상 많은거 같다.

주위를 둘러보니 뒷편 좌측으로 분홍빛 원피스를 입고있는 여학생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봐도 신입생은 아닌듯한데 얼굴이 TV에나 나옴직한 연예인처럼 생긴 여자다.

속으로 너무 예쁘다라는 인상을 받았고 성철에게

"저기 있는 분홍색 여자가 가장 예쁜거 같다"

"너도 그렇지  정말 예쁘게 생겼다. 몇학년일까 "

"글쎄  2한년  3학년  나중에 알겠지뭐.."

'저 여자 보는 맛에 학교다닐맛 나겠는데..^^"

"크크크"

이렇게 농담을 주고 받는 사이 행사는 끝이나고 신입생만 따로 모여 서로 소개를 하는 시간도 지났다.

"성철아 약속있냐 "

"별로"

"나랑 우리 하숙집에 가자 술사가지고 한잔하게.. 너 술좋아해 "

"아따 나가 술이라믄 사죽을 못쓴다"

"ㅋㅋㅋ 나도 마찬가지다 가자.."

하숙집에 도착하니 기표형이 먼저 와있다. 성철을 소개하고 고등학교 동창 소용도 서로 인사를 나누고

과자에 소주를 사가지고 들어 왔다.

"우리끼리만 하지말고 옆방에 여학생들 오라고 하자 한집에 사는데 인사라도 할겸.."

"그럴까요 "

여자와는 대화도 한번 변변히 나눠보지 못한 난 조금 긴장이 되어서 아무말 못하고 있는데 넉살좋은

소용은 일어서서 옆방으로 향한다.

그리곤 금새 돌아왔다.

"금방온대 조금만 기다리자"

"이쁘든 "

"응 무지 예쁘던데.."

불투명 미닫이 유리창으로 그림자가 보인다. 똑 똑..

"들어오세요"

"안녕하세요  초대해 주셔서 고마워요 호호호 "

"한분은요 "

"제 동생은 곧 올거예요"

'동생이세요 "

"예 친동생요"

이렇게 인사를 나누고 내앞에 자리를 잡고 앉는 그녀를 보는데 어딘지 낯이 익은 모습이다.

-누굴까  어디서 본 여잔데-

성철이 귓속말을 한다..

"경수야 저여자 아까 그여자다"

"아.. 맞다.."

신입생 오리엔 테이션에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그녀다.

노란 스웨타에 청바지를 입고 있어서 몰라 봤는데 그녀가 분명하다..

잠시후 그녀의 동생이 들어온다.

그녀역시 언니 못지않는 미모를 소유하고 있고 언니보단 조금 수수해 보인다.

서로 통성명을 하고 소개를 한다.

"저는 박 미나 라고 하구요 XX대학 수학과 4학년 이예요. 잘부탁해요"

"저는 박 미영이구요 yy대학 유아교육과 1학년 이예요. 잘 부탁해요"

"저는 XX대학 수학과 1학년 최경수라고 합니다. 선배님하고 같은 과네요"

"응 아까 오리엔 테이션에서 봤어.."

"예  저를요 .."

"응"

200명 정도의 인파속에서 나를 기억한다니 조금 놀랍고 왠지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성철은 자기는 기억못하냐고 투덜대면서 웃었고 그렇게 인사가 끝나고 가볍게 술한잔씩 나누면서

서로 잘지내어 보자고 서로를 부탁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며칠후

"경수야"

"왜"

"실은 너한테 부탁하나만 하자"

"뭔데 말해봐"

"내가 며칠동안 상사병 앓아버렸다느거 아니냐.."

"누구때문에 "

"미영씨 때문에"

"미영씨 사진 한장만 얻어다 주면 안될까  며칠만 보고 돌려줄께"

"함 말해볼께"

"그럼 부탁해 내가 술한잔 살께"

"알았어"

집으로 돌아온 난 옆방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똑 똑

" 누구세요"

"경순데요"

"들어오세요"

여자들 방이라서 그런지 향긋한 향수 냄새가 코를 간지른다. 사각 형광등 아래로 도배까지는 우리 방이

랑 똑 같은데 한쪽에 개어있는 이불은 남자들의 것과는 다르게 너무도 깨끗해보이고 가지런히 정리된

책상과 조그만 화장대가 눈에 들어온다. 미나선배가 사용하는 화장대 인가보다.

"무슨일 "

"아차.. 실은 부탁이 있어서요"

"무슨부탁인데요"

"실은 누가 미영씨보고 상사병이 걸려서 사진있음 며칠만 보고 돌려준다고 해서.."

이런말은 들은 미영은 기분이 좋은듯 한 표정으로

"호호호 누가요  경수씨가 볼려는거 아니구요 "

"하하하 저번에 왔던 우리과 친구요"

수첩을 꺼내들더니 흑백 반명함판 사진 한장을 건네준다.

정말 예쁘다. 전엔 화장을 한 언니에 가려서 못봤는데 오늘보니 너무도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내 눈을 사로잡는다. 사진을 받아보곤 성철에게 주기가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날 성철에게 사진을 건네주자 막걸리 한잔 산단며 학교앞 막걸리 집으로 나를 이끈다.

막걸리 한잔을 따라주며 심각하게 성철이 말을건넨다.

"경수야 나 장난아니고 진짜 상사병 걸렸나보다.. 미영씨 보고싶어 미치겠다"

"하숙집에 놀러와서 자주만나"

"그래도 무슨 명분이 있어야 만날거 아니냐.. 그래서 말인데 내가 비용 댈테니 미영씨랑 디스코덱 같이

가면 안될까 "

"디스코텍 "

"응"

"나 그런곳 한번도 안가봤는데.."

"그냥 가서 맥주나 마셔"

"내가 거기서 미영씨랑 좀 가까워져 볼테니.."

"그래 알았어"

"이번주 토요일로 약속좀 잡아봐"

"말은 해볼께"

약속을 하면서도 왠지 모를 아쉬움이 밀려오는건 뭘까  약간의 질투도 느껴지고...

하숙집에 돌아온 나는 또다시 미영에게

"미영씨 또 부탁이 있는데요.."

"경수씨 우리 서로 같은 학년인데 그냥 말 편하게 하죠.."

'그럴까요 "

'그럴까요가 뭐니  그래 해야지 호호호"

'그래.."

"그런데 무슨부탁할려고 "

"토요일에 디스코텍 같이 안갈래 "

'디스코텍  누구랑 "

"성철이랑 나랑"

"좋아"

성철의 이름에 흥쾌이 승낙한 미영이 왠지 야속하고 밀려오는 소외감에 기분이 착찹하다..


토요일이다.

성철을 만나러 시내를 향해 미영과 택시를 타고 간다. 하숙집에서 인사를 나눌에 미나선배가 입고

있던 노란스웨터와 청바지 차림의 미영은 너무도 산뜻하고 청순해 보인다. 그녀의 몸에서 풍겨나오는

기분좋은 향기가 그녀를 안고싶다는 충동을 일게한다. 어둑한 거리로 빌딩들이 보이고 곧이어 약속

장소에 도착하여 성철을 만나러 간다. 1차로 소주집에서 한잔하고 2차로 디스코텍에 가자고 한다.

1차를 걸친 우린 조금 취한 모습으로 디스코텍으로 들어섰다.

온몸으로 느낄만큼 웅장한 스피커의 음악소리와 많은사람들 어지럽게 돌고있는 조명이 낯설기는 하지만

왠지 별천지에 왔다는 느낌을 준다..

자리를 안내받고 맥주가 들어오고.. 난 연거푸 맥주를 마셔댄다.

성철은 미영에게 춤을 추러 나가자고 하고 미영은 계속해서 거부한다.

성철은 할수없이 혼자서 스테이지로 나가서 맘껏 젊음을 발산하고 미영과 나는 대화도 나눌수 없는

시끄러운 장소에서 눈빛을 교환하면서 서로 맥주를 마셔댄다.

그녀의 귀에 대고

'왜 춤추러 나가지 " 라고 악을 쓴다.

"같이 나갈까 "

"난 춤 못춰"

'나도"

"난 술마실래"

"나도 그냥 술이나 마실래"

갑자기 조용해진다.. 어지럽게 돌던 조명도 아주 부드럽게 헤엄치고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땀을 흘리며 성철이 돌아온다.

"미영씨 춤한번 춰요"

"싫어요 저 춤못춰요"

'괜찮아요 한번만 추죠"

'싫다니까요"

안돼겠다 싶은지 성철은 맥주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화장실에 가고 취할대로 취한 난 연거푸 맥주를

마셔댄다.. 용기없는 남자의 최고의 무기는 술이라고 했던가.. 한번도 춰보지 못한 부르스가 그냥

껴앉고 맴돌기만 하는 아주 쉬운춤처럼 느껴지자 벌썩 일어서서 미영의 팔을 끌어낸다.

너무도쉽게 일어서는 미영은 나의 인도로 스테이지로 나서고 그런 미영을 꽉 껴앉고 음악에 맞춰

돌아 다닌다.. 그녀의 향기가 그녀를 더욱더 꽉 껴앉도록 부추긴다.

'경수야 숨막혀"

내가 너무 꽉 껴안았나보다. 그래도 창피한것도 잊어버리고 그렇게 둘만의 시간이 흐른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게 어지럽다..